자유게시판

  • 커뮤니티 >
  • 자유게시판
민중교회 운동을 돌아보다.
운영자 2023-04-20 추천 0 댓글 0 조회 43

공동리더

이준모
이준모
지난 주일에 감리교단 소속 샘터교회의 40주년 감사예배와 김성복 원로 목사님의 [민중목회의 길] 출판기념을 겸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목사님의 책 중에 부록란에 제가 쓴 논문 [인천민중교회연합회의 역사와 과제]라는 논문이 실려, 뜻하지 않게 귀한 자리에 축사 부탁을 받고 다녀 왔습니다.

축사를 하면서 40년 목회를 한 선배 목사님의 모습을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정명기 목사님도 내 앞에 축사를 하다가 목소리가 그만 흔들리는 것을 보고, 저 역시 원로 목사님의 열정적인 목회 이면에 사모님의 뼈를 깎는 아픔에 눌려 축사로 요청받은 '민중교회 운동을 돌아보며'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김성복 목사님은 감리교단의 대표주자로, 기장은 박종열 목사님과 윤인중 목사님이, 예장통합은 김영철 목사님이, 예장 합동은 정한식 목사님이 떠 오르고, 거의 민중교회연합의 끝머리에서 10박스가 넘는 자료를 토대로 글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그 논문이 실린 [시대와 민중신학]이란 책이 미국 하버드대학 도서관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꽤나 열정적으로 뛰어 다닐 때의 기억이 스쳐 갔습니다.

그 때 당시 서른 살에 사회학적 성서해석이 한 창 유행일 때, 시카코 대학의 종교사회학자인 Richard A. Horsley의 Sciology and the Jesus Movement를 한국신학연구소에서 번역서로 냈고, 그 이후 이 논문을 써서 적쟎게 '젊은 현장신학자'(?)로 주목을 받았는데, 민중교회에서 30년을 현장목회하면서 그 이후 학술지에 원고 한 번 못내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강원도 춘천 촌놈이 독일유학의 꿈을 안고 서강대 독문과에 진학하고, 독일에서 공부한 교수들을 찾아 한신대 신대원(M. Div)을 진학하였지만, 결국 IMF 막혀 노숙인과 실직자, 가정폭력피해자, 쪽방주민 등과 25년을 살게 되었습니다.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두 길'을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 평생 아쉬움과 열등적 에너지로 작용하는 힘에 눌릴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은 IMF로 막힌 유학의 길을 애써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다고는 고백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가득한 것은 욕심일까 싶기도 합니다. 이제는 이 아쉬움도 내려 놓아야 하겠습니다. 그냥 앞서서 40년 목회의 길을 가신 선배의 모습에 감사하고, 그나마 어둠에 묻혔던 논문을 찾아 빛을 보게 해 주신 선배로 인하여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이 땅에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곳을 외면하지 아니하고 찾아가는 용기야말로
민중목회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민중목회의 길! 그 길은 특별한 길이 아닙니다.
요즘 시대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이며 목회하는 삶을 말합니다. 이땅의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생할하며 그들을 역사의 주체로 세워 나가는 것입니다." ... 책 발간사 중에서 ...

 

자유게시판 목록
구분 제목 작성자 등록일 추천 조회
이전글 사랑의 손길을 칭찬합니다.. 운영자 2023.04.24 0 25

21041 인천 계양구 계양산로 91 (계산동) 해인교회 TEL : 032-555-7004 지도보기

Copyright © 해인교회. All Rights reserved. MADE BY ONMAM.COM

  • Today7
  • Total12,292
  • rss
  • 모바일웹지원